똑똑 울리는 노크 문을 연 순간 얼어버렸다 눈부신 네가 들어선 순간 금빛으로 세상은 물들었다 빙글 하늘이 돌고 간신히 나는 서 있었다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대로 돌처럼 난 굳었다 그런 날 옆에 두고 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조용히 앉아 차를 마시며 나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내 심장 소리 부끄러워도 나는 움직일 수가 없다 시간이 영영 멎어버린 걸까 혹시 꿈을 꾸고 있을까 철썩 내 뺨이라도 내밀어 볼까 하던 찰나에 방긋 웃으며 나를 녹이네 쥐락펴락 난 벌떡 일어나서 한참 떠들어대고 네 손끝에서 춤을 추고 너의 웃음에 행복해하는 사랑의 삐에로가 되었다 나의 몸짓에 까르르 웃는 널 위해 태어난 것 같았다 벌써 해는 저물고 발그레한 네 얼굴 바라보다 노을빛일까 알 수 없어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이윽고 너는 자릴 떠나고 나는 붙잡을 수가 없다 잠시 돌아서 날 바라보는 눈빛 그냥 숨이 막혀버렸다 번쩍 정신이 들어 뛰쳐나가서 널 불러 봐도 어느새 너는 흔적도 없고 텅 빈 무대에 나 홀로 서 있다 털썩 주저앉은 나 누군가 내게 말을 건넨다 이봐요 당신 이미 오래전 연극은 벌써 끝이 났다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