낡은 사진 속의 너는 화가 잔뜩 나 있어 무슨 일로 그랬는지는 잊어버렸지만 참 부럽구나 보이진 않아도 그 자리에 너와 함께 있는 그때의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내가 말했잖아 난 절대로 너를 잊지 못한다고 자랑할 일은 아니란 걸 알지만 이럴 줄 알았어 멈췄던 시간이 삐걱거리며 움직이고 있어 책갈피 속에 숨어 있던 너의 사진 때문에 이젠 못 쓰게 돼 버린 싸구려 내 카메라 어딜 가든 무얼 하든 우리와 함께였지 그랬었구나 보이진 않아도 너의 까만 두 눈 속엔 늘 내가 있구나 이럴 줄 알았어 내가 말했잖아 난 절대로 너를 잊지 못한다고 자랑할 일은 아니란 걸 알지만 이럴 줄 알았어 멈췄던 시간이 삐걱거리며 움직이고 있어 책갈피 속에 숨어 있던 너의 사진 때문에 나를 보는 그 눈 속엔 내가 숨어 있구나 이럴 줄 알았어 내가 말했잖아 난 절대로 너를 잊지 못한다고 자랑할 일은 아니란 걸 알지만 이럴 줄 알았어 잊었던 아픔이 가슴 한 켠을 두드리고 있어 책갈피 속엔 영원토록 끝나지 않는 그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