떠들석한 이 시장통을 지나서 비린내 나는 생선가게를 지나서 이발소 옆 골목 모퉁이를 따라서 보여 우리집이 저 갈색 빌라야 숨막힌 신발 속에서 발을 꺼낼 때 코시 꼬린 프로펠라 번쩍 안아 뽀뽀해 주머니 속 담배, 폰, 열쇠, 지갑 놓고 제일 편한 티로 갈아입고 지친 발을 씻겨 부엌에 불을 키고 반찬 비닐 벗겨 티비 채널 돌려 적막 채워 시끌벅쩍 울 엄마가 다린 홍삼 건강 삼아 원샷 벌컥 내 이불 속 처럼 늘 평화를 내리소서 우리집이 내 배를 채우네 우리집이 나를 재우네 우리집이 내 배를 채우네 우리집이 나를 재우네 더 넓은 집이래도 더 높은 집이래도 난 역시 우리집이 제일 좋네 더 멋진 집이래도 더 비싼 집이래도 난 여기 우리집이 제일 편해 술을 끊은 아빠 덕에 한숨 내려놓은 엄마는 이제 내 걱정 과해 아직 싸울때도 많어 내년에 결혼 할 형도 곧 저 방을 비운다고 서운한 내색 안해도 다 보인다고 나도 언젠가는 나가겠지만 다들 그렇듯이 그렇겠지만 암튼 오늘 우리 네식구 나란히 식탁 위 맛있게 식사합시다 우리집이 내 배를 채우네 우리집이 나를 재우네 우리집이 내 배를 채우네 우리집이 나를 재우네 더 넓은 집이래도 더 높은 집이래도 난 역시 우리집이 제일 좋네 더 멋진 집이래도 더 비싼 집이래도 난 여기 우리집이 제일 편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