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파도가 세게 몰아치니까 바람이 불어왔을 뿐이고 도로 위가 빈틈을 타 밤이 세상을 누비고 우산을 본 구름이 울어버린 거야 그러니까 말이야 너 떠나고 내가 슬퍼진 게 사랑 말고 다른 이유가 생각지도 못했던 뭔가 있는 거라고 믿음이 가 어떤 것 같애? 이렇게밖엔 이 기분이 내게 주는 건조함을 견뎌낼 수 있는 방법이 없는듯해 한강을 걷다 보니까 물에 비친 달을 보니까 내 그림자를 보니까 문득 그런 생각에 생각이 꼬릴 물어 문득 들어 그런 생각이 계속해서 겉돌잖아 자꾸 내 맘이 우리의 엉킨 감정을 같은 시간에 느꼈더라면 과연 풀렸을까 둘의 끈 잔잔한 바람 차 뒤편에서 간결하게 구분된 불빛들을 스쳐 지나가면 자꾸 생각나는 너 분명히 너도 저 달을 보고 있을 테니 같은 기분을 느끼겠지 이런 밤에는 더욱더 그러니깐 마음을 건네는 표현의 방식이 달랐으면 어땠을까? 짝 맞춘 장갑 대신 건네준 게 내 손이라면 우린 지금 어디 있을까? 억지 덕지 표정은 억지 서로 주고받은 마음을 정리해야 돼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있는 내 자신을 더 보게 돼 전부 네 덕분에 한강을 걷다 보니까 물에 비친 달을 보니까 내 그림자를 보니까 문득 그런 생각에 생각이 꼬릴 물어 사랑이고 바람이고 나발이고 문득 그런 게 무슨 소용이고 의미고 나는 잘 모르겠어 시간은 해도 해도 너무 빠른 것 같다가도 이 시간 좀 누가 데려갔음 해 한강을 걷다 보니까 물에 비친 달을 보니까 내 그림자를 보니까 문득 그런 생각에 생각이 꼬릴 물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