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리 빈 잔을 채워요 내가 쓸 데 없이 빈 말하지 않게 부디 진담을 나눠요 말의 무거움이 증발하지 않게 하늘이 엎질러놓은 구름 밑 떨어질 소나길 받아낼 무덤이 아무 이름도 없는 사람이 짓다만 시들이 우리를 살게 만들지 내가 왜 그랬잖아요 우린 저 별 대신 살아갈 거라며 제가 늘 그랬잖아요 아픈 시대에 핀 오월을 삼키면 아카시아 향이 나더라 ♪ 아카시아 향이 나더라 ♪ 남겨진 사람에게 전해요 죽어도 따라오면 안돼요 떠나간 사람 이제 못 봐요 꿈을 꾸기 전엔 난 늘 이런 방 안에서만 되새기고 또 잊어버리고 남들이 남겨놓은 위로에 낱말만 주워다 입만 담은 어른이죠 내가 왜 그랬잖아요 별은 우릴 대신 죽어간 거라고 제가 늘 그랬잖아요 가쁜 숨을 내쉰 동네를 지나면 아카시아 향이 나더라 ♪ 아카시아 향이 나더라 ♪ 그 날 잠도 못 잤잖아요 눈 매워 슬피 울고 참았잖아요 내가 어떻게 잠을 자요 밤마다 쉴 새 없이 보살필 테요 주무셔요 건강하셔요 제 말 안 들릴까 봐요 이렇게 적어서 노래로 보내요 해가 넘어간 다음에 불 꺼진 하늘에 남겨진 별들엔 아카시아 향이 나더라 ♪ 아카시아 향이 나더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