간밤의 악몽을 떨치고 일어난 머리맡엔 따사로운 햇볕대신 지독한 고독과 나태 소망을 잃고 두려움만이 홀로된 아침은 그 마무리가 그려지듯 전개가 뻔한 비극 규정된 낮과 밤을 가늠 할 수 없는 짧은 하루가 아득하군 생기 없이 흩어진 이불 따위와 구겨진 옷가지들의 푸념만이 이 삶의 가치를 대변하지 모두가 눈감은 일상의 구석진 가림막 안쪽 생의 권태를 그렸지 헝클어지고 불편한 열기로 후덥지근하게 가라앉은 방안의 공기가 무겁지 무력히 집어든 낡은 연필 한 자루의 동선을 따라 써내려갈뿐 끝없이 숨이 막히도록 굳게 자리 잡은 어둠의 한가운데 미동 없이 날이 선 눈매 And Why Don't You Love Me And Why Don't You Feel Me And Why Don't You Take Me I'm Just a Flower 잠이 들면 나타나고 눈을 뜨면 사라지는 잔상만이 남아 있는 꿈이라는 허망한 이름 흐릿한 기억의 형체를 놓치지 않으려 손길을 따라 빚어내는 무정형의 하루여 광활한 백지 위에 가득하게 펼치는 간절하면서도 닿을 곳 없는 편지들 쓰다 버려지는 종잇장이 구겨지듯 다신 펴보지 못할 후회의 문장은 없기를 바라만 봐도 숨이 막히는 거대한 인공의 아치 그 아래 외롭게 활짝 핀 붉은 꽃 한 송이의 향기는 어디도 닿지 못하고 이른 이별을 맞지 그건 세상에 내민 화해의 몸짓 혹은 고고하게 솟은 밤을 비추던 작은 보물 과연 무엇이 그 자릴 채울 수 있을까 익숙한 내 목소리가 거리엔 없던 이유일까 And Why Don't You Love Me And Why Don't You Feel Me Break Me Right Now Take Me I'm Just a Flower 무언가를 애타게 적고 그려내는 자 예술가 그는 어떻게 유배되는가 자신으로 부터 시작해 돌아오는 투쟁은 걸친 고독의 무게를 옮기는 수행 사랑받지 못한 채 살아남지 못한 죄 닮아가지 못한 채 달아나지 못한 죄 한순간 스치우는 바람 같은 야망 다만 내 값진 언어의 재료가 되진 않아 작품 속에 모든 걸 말할 순 없어 너와 난 이로써 완전한 작별을 이뤘어 그 간극을 깨닫게 된 순간부터 나는 무한한 가능성 그 앞에 마주서 And Why Don't You Love Me And Why Don't You Feel Me And Why Don't You Take Me I'm Just a Flower And Why Don't You Love Me And Why Don't You Feel Me Break Me Right Now Take Me I'm Just a Flower