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리를 길들인 습관의 무늬를 봐. 어느 새 스미듯 닮아 버렸나봐 우리 둘 다. 서로에게 묻히는 삶의 그림물감. 데칼코마니. 하얀 색깔 도화지 속 우린 데칼코마니. 이 세상 너만이 내 반쪽짜리. 같은 그림 틀. 또, 다른 무늬들. 닿은 듯이 늘 닮아가는 우리 둘. 두 팔 가득 서롤 품에 안으며 우리라는 종이의 절반을 접어. 너에겐 내가 묻고 내겐 너가 묻어. 말투며 습관부터 작은 성격까지, 잘 닦은 거울 쳐다보듯 참 닮은 꼴. 맑은 너의 눈을 마주쳐 탐스런 눈 망울 속 나를 볼 때.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것만으로 난 들떴네. 늘 가슴 설레이게끔 하는 깨끗한 숨결에 취해 꾼 많은 꿈. 행운 같은 매 순간들. 하나 된 순간 우린 예술작품. 태양보다 빛나는 그대, 바로 당신을 보려 색안경 같이 눈에 매단 콩깍지. 색색깔 도화지 위 이렇게 달콤한 인연. 우린 데칼코마니, 서로의 반 쪽짜리. 하얀 색깔 도화지 속 우린 데칼코마니. 이 세상 너만이 내 반 쪽짜리. 같은 그림 틀. 또, 다른 무늬들. 닿은 듯이 늘 닮아가는 우리 둘. 모든 색이 고르게 배일 순 없는데 조금의 얼룩에도 금새 목을 매. 성급해져 끝내 서툰 행동을 해. 어느새 나도 모르게 더 크게 요구해. 별 쓸데 없는 데에 서운해져 성을 내고, 저울 재고, 신경을 매번 곤두세워. 그래도 그댄 거듭 새로운 색으로 늘 내 곁을 채워 작은 여백을 메꿔주네 또. 아옹다옹 보다 서로 감싸고 장단점은 항상 양쪽 다 받아들여 줘. 나와 너. 하나여야만 보다 완벽한 한 폭. 참다워 각자 손가락 걸고 한 약속. 내 마음 좁아지게 만든 괜한 조바심 때문에 만족하지 못했네 바보같이. 그 때 난 몰랐지만 이젠 나도 알지. 우린 데칼코마니, 너는 내 반 쪽짜리. 하얀 색깔 도화지 속 우린 데칼코마니 이 세상 너만이 내 반 쪽짜리. 같은 그림 틀. 또, 다른 무늬들. 닿은 듯이 늘 닮아가는 우리 둘. 가끔씩 싹튼 이 다툼이라는 씨앗들, 쉬이 아물지 않는 쓰린 아픔들이 사무친 가슴 위 남은 짙은 얼룩 자국. 힘겹게 마주친 어색한 눈빛. 제발 부디 눈물 글썽이지마. 함께 만든 이 색깔들이 흐려지니까. 메마른 뒤엔 엉망으로 굳어지니까. 또 젖어버린 종이는 쉽게 뜯어지니까. 애써 붙여봐도 예전 그 모양 꼭 그대로는 돌아올 수 없네. 서툰 변화로 지나간 기억 따라 그리려 해봤자 이미 알잖니. 더 이상 다음 장이 남아있지 않아 우리. 왜 상처받기 전에 나 몰랐지? 후회와 못난 짓, 숱하게 반복한 실수. 풀 생각조차 미루다 결국 대답 못한 진심. 데칼코마니. 내 반 쪽짜리 습관에 배인 그 물감냄새. 익숙하게 뇌인 누군가의 색. 볼품없이 구겨진 작은 종이를 펼치면 덩그러니 주머니 속 추억이 숨어있어. 어느샌가 변하지만 다시 빼 닮고 말지. 데칼코마니. 그래, 난 또 다시 깨닫곤 하지. 너는 내 반 쪽짜리. 하얀 색깔 도화지 속 우린 데칼코마니 이 세상 너만이 내 반 쪽짜리. 같은 그림 틀. 또, 다른 무늬들. 닿은 듯이 늘 닮아가는 우리 둘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