눈이 나려 나를 덮으면 그 밤에는 오시려나 마른 가지 희스무레하게 꽃눈이 맺혀오면 저문 유월 임의 품에서 이향에 취했거늘 된 비 세차게 내리고 씻겨도 차마 떨치지 못하노라 아니 오실 임을 애써 기다려 무엇하랴 밑가지 채 꺾어 버려도 향기가 먼저 마중 가는데 아니 오실 임을 자꾸 새겨서 무엇할까 이 생에 살아서 못 만난 들 어떠리 ♪ 달 비치던 푸른 강가엔 쐐기풀이 웃자라고 구름 뒤에 어슴푸레하게 숨은 내 임의 얼굴이 님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꺾고 채이고 밟히고 짓이겨져도 또 피우고 마노라 오라 아득히 멀리 멎어버린 임의 향기여 부옇게 번지는 꽃 무더기 헤치며 울어보노라 가라 내게서 짙게 배어버린 임의 온기여 떠나시던 임의 옷깃에 엉겨 매달려 볼 것을 아니 오실 임을 애써 기다려 무엇하랴 밑가지 채 꺾어 버려도 향기가 먼저 마중 가는데 아니 오실 임을 자꾸 새겨서 무엇할까 이 생에 살아서 못 만난 들 어떠리 지난날의 약속들을 의심치 않고저 내게 남은 것은 그것뿐이니 함께 부른 사랑 노래 잊지는 말고저 모두 잃고 하나 얻은 것이니 아니 오실 임을 애써 기다려 무엇하랴 밑가지 채 꺾어 버려도 향기가 먼저 마중 가는데 아니 오실 임을 자꾸 새겨서 무엇할까 이 생에 살아서 못 만난 들 어떠리 이 생에 살아서 못 만난 들 사랑했으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