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무도, 아무것도, 어디도 아닌 것들로부터 누구도, 무엇도, 어느 곳도 아닌 것들로 사랑도, 증오도, 삶도, 죽음도 될 수 없는 나로부터 완성되지 못하는 존재의 애절함이여 대답해 주지 않는가? 텅 빈방 안에 울리는 메아리뿐 형태를 이루지 못하고 흩어져 사멸하는 관념들의 한숨 옷자락에 쓸려 마모되는 이성이여 낙원을 찾아 헤매는가? 인간성을 외면하는 이상이여 순간에 소멸하는 현상들이여 ♪ 대답해 주지 않는가? 꽃 피우지 않는 나무여 피와 뼈, 살로 이루어진 세상에 희망을 보여줘 잊고, 잊혀지고 색을 잃어 존재한 적도 없던 것처럼 썩어 사라지고 되돌아갈 곳 없이 서서히 소멸하는 모든 것의 미완성성이여 피를 흘려 증명하는 존재의 이유 이 숨결이 의미를 잃어버리기 전에 닿게 해줘, 이 눈물이 마르기 전에 한순간에 꽃피우고 지는 환희여 천천히 옮기는 발걸음, 일상의 무의미함에 잡아 먹히지 않게 웅성거리는 잡음에 파묻혀 저 회색 구름과 함께 나는 흘러가 자유를 잊은 채로 방향을 잃은 절규로 다시 한번 대답해 주지 않는가? 텅 빈방 안에 울리는 메아리뿐 살갗을 찢고 들여다본 세상, 눈물은 구토와 뒤섞여 자유를 갈망하고 사랑을 필요로해 온 세상이 피의 바다에 잠겨 두 눈은 공허에 파먹혀 아무도, 아무것도, 어디도 아닌 것들로부터 누구도, 무엇도, 어느 곳도 아닌 것들로 사랑도, 증오도, 삶도, 죽음도 될 수 없는 나로부터 완성되지 못하는 존재의 애절함이여 피를 흘려 증명하는 존재의 이유 이 숨결이 의미를 잃어버리기 전에 닿게 해줘, 이 눈물이 마르기 전에 한순간에 꽃피우고 지는 환희여 천천히 옮기는 발걸음, 일상의 무의미함에 잡아 먹히지 않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