모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레드카펫을 밟을 필요는 없어 너도 알고 있지 우리가 죽으면 어디로 갈지 영혼을 팔아 숨 쉬는 나의 목소리가 쉴 곳은 어디에 날 자유롭게 만들어줄 그 자릴 찾고 싶어 밥 먹듯이 욕을 먹는 삶에 허기진 배가 부르고 가끔은 얼굴도 모르는 애들의 가녀린 손가락이 두려워져 내 몸을 숨긴 아주 작은 방에 혼자 주저앉았지 끝 모르는 밤을 집어 삼킨 가시 가득한 희망만이 나를 위로해 밑바닥까지 내려앉은 새카만 그림자 위로 지그시 감긴 눈동자는 휘몰아치는 바람에도 주저 하지 앉았지 맘 편히 잠들고 싶지만 잘 곳은 없어 괜시리 불러보는 너의 이름이 머물 자리도 갈 곳은 없어 규칙과 불규칙 불규칙 속의 규칙 속에서 매일 하루하루가 뒤죽박죽 뒤엉켜버린 삶 내가 있을 곳은 어디에 저 스포트라이트 박수와 갈채를 받으며 걸어가 레드카펫을 밟고 사방에 나를 둘러싼 사람들 사일 헤집고 들어가면 모두가 나를 기다려 저 스포트라이트 야유와 질책을 받으며 내려와 레드카펫이 걷힌 어둠이 나를 에워싼 조명이 꺼지면 관객석에는 아무도 없는 텅 빈 무대만 보이지 않아 너의 얼굴 들리지 않아 너의 목소리 무대 위에 걸음을 멈춘 메아리가 고개를 떨군 시간 속에 그리고 다시 조명이 켜지면 빈 객석 에는 팬들이 꽉 들어찬 무대가 내 시선으로 들어와 온 사방으로 내 목소리가 퍼지면 흩어지면 더 커지면서 내게로 돌아와 그리고 다시 바닥에서 눈을 감고 눈을 뜨는 외로운 일상으로 돌아와 꿈에서 깨면 모든 것이 소리 없이 꼬리를 감추고 사라져 신기루처럼 많은 것이 변했어 내 위치와 자격이 하나씩 늘어 감에 따라 스스로 지켜야만 하는 약속들이 내 목을 죄고 몸을 사리게 만들어 점점 본연의 나 자신을 잃어 가는 것만 같아 때론 뜻하지 않았던 오해와 실수가 나와 세상을 갈라놓기도 했지 수많은 밤을 고민했어 나라고 할 말이 없을까 나라고 욕을 못할까 수백 번을 쓰고 지우길 반복하고 번복하다가 되려 뭔가를 깨달았을 때쯤 용기를 내서 답을 찾았지만 이미 틀어질 대로 틀어져버린 흐트러진 세상과 나의 어긋난 인연 미련이 남아 더 이상 무언가를 바라거나 누군가를 끌어내리는 싸움을 원치 않아 더는 누군간 나를 보고 겁쟁이라고 손가락질 하겠지만 두려워서나 더러워서가 아냐 만약 그랬다면 장담 하건데 입을 틀어막고 내 목을 내 손으로 그었을 거야 저 스포트라이트 박수와 갈채를 받으며 걸어가 레드카펫을 밟고 사방에 나를 둘러싼 사람들 사일 헤집고 들어가면 모두가 나를 기다려 저 스포트라이트 야유와 질책을 받으며 내려와 레드카펫이 걷힌 어둠이 나를 에워싼 조명이 꺼지면 관객석에는 아무도 없는 텅 빈 무대만 보이지 않아 너의 얼굴 들리지 않아 너의 목소리 무대 위에 걸음을 멈춘 메아리가 고개를 떨군 시간 속에 책임이라는 짐을 짊어진 내 삶을 때로는 내려놓고도 싶어서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어 손목을 그려는 찰나 눈에 비친 그녀의 모습에 다시 정신을 차렸지 더 이상 누구도 내게는 힘이 되지 않아 아무도 내 말을 들어 주지 않아 그럼에도 난 평생토록 내 이야기를 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말이 없는 답이 없는 조용한 행복 속에서 논쟁이나 경쟁 따위는 내게는 아무 의미 없어 기나긴 단절의 시간 동안 꽉 붙잡은 펜을 내려놓고는 나지막이 속삭여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기를 내 작은 맘이 세상에 닿길 바라며 서툰 나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과 그들과 살아가는 내 삶을 다시 그리면서 오늘도 그저 써내려갈 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