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어젯밤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어 사실은 그냥 나쁜 꿈을 꿨는지도 모르겠어 니 얼굴이 열이 되고 백이 되어 날 어지럽게 하던 하늘 너의 찰랑거리는 까만머리 붉어진 얼굴 해질녘 숨바꼭질 이젠 아무도 찾지 않는 분홍빛 침대에 올라 내 머리가 더 뜨겁게 *너무 슬픈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어 그냥 어젯밤에 그저 그런 나쁜 꿈을 꿨는지도 모르겠어 난 이해할 수 없었어 왜 사람들은 흘러가는 구름이나 사랑하는 마음을 아름답다고 하는건지 그리고 왜 넌 자꾸 하늘만 보는지 알 수가 없었어* 우린 그저 빨리 자라고 싶어서 이젠 아무도 열지 않는 방으로 들어가 분홍빛 침대에 올라 내 머리가 더 뜨겁게 * 백은선 시인의 [가능세계] 중 '종이배 호수' 에 대한 오마주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