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대로 여기 있었을 뿐 단 한치도 나아가지 못했던가 끝내 황폐한 내 맘속을 숨겨온 것뿐인가 그냥 거기에 머물렀고 언제 다시금 불안한 일탈을 꿈꿀런지 나의 깊은 절망 많은 날들을 희망에 기대 여기저길 서성였고 그 젊은 날 난 절망을 배워 그 발걸음 멈춰 세웠네 내 안의 폐허에 닿아 차갑게 가득 어둠이 드리운 (어둠이 드리운) 내 맘을 펼쳐 보았네 (내 맘을 펼쳐 보았네) 살아온 날들이 흘러 회색 빛 가득 눈물이 드리운 내 맘이 부딪혀 깨어지는 소리를 들었네 그래 나 아무것도 버리지 못했던가 그대로 여기 있었을 뿐 조각난 모든 상처의 얼굴들 다시 되돌려 하나씩 더 뚜렷이 각인할 뿐 이젠 지우고 떠났으면 돌아서려니 너무나 정다운 그리운 얼굴 긴 그리움 내 안의 폐허에 닿아 물거품처럼 짧은 이별을 (짧은 이별을) 말하는 너를 보았네 (너를 보았네) 수많은 시간을 돌아 소리쳐 봐도 너무 쉽게 날 잊고 굳게 입을 다문 너와 마주했네 ♪ 난 아무것도 그래 난 아무것도 버리지 못했네 내 안의 깊은 폐허 속에 잊지 못하는 기억과 상실에 메마른 눈물 흘리는 작은 새가 노래하네 이제 날아가야 한다고 검게 그을린 날개를 펼치며 목쉰 소리로 노래하네